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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2sim 2020. 2. 5.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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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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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취향, 어디서 찾나요?

이미지를 모을 때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어요. 사진을 보면서 뭐가 좋은지 자신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납득을 시켜야 하는 거죠. 골라놓고 보면 '왜 골랐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좋았던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 거죠. 그런 사진은 지워버립니다. 실수했는지도 모르겠다면서요.

핀터레스트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이미지를 내 마음대로 분류해서 보관할 수 있다는 거예요.
폴더는 되도록 주제를 구체적으로 분류하는 것이 좋아요. 폴더에 모이는 이미지들이 마구잡이고 섞여버려서 나중에는 '주방 인테리어', '거실 인테리어', '침실 인테리어' 또는 지금 당장 우리 집에 실현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만 모으는 '나의 작은 집' 등 구체적으로 폴더를 만들었어요.

공통점 찾기

나는 이게 좋다, 나는 이런 건 안 좋아하는 구나. 사실 이것도 좋아하는 구나 하며 의식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생각해보는 거예요.

모두 일관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사실 취향이라는 건 한 가지 모습으로 보일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좋아하는 게 극단적으로 다른 경우도 있어요. 굉장히 히피히피한 이미지와 미니멀한 이미지를 골랐다면 '난 여기서 이런 게 좋고, 저기서는 저런 게 좋아' 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이미지가 저마다 달라서 당황스럽더라도 여기에서 어떤 게 좋은지, 어떤 부분이 좋아서 이 이미지를 모아놓은 건지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나를 찾아나가는 작업을 하다 보면 내 스타일이 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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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정성껏 청소하고 쓸데없는 물건부터 버려"라고 말해줘요.

"침구부터 바꿔봐."

비싼 게 아니어도 돼요. 좋아하는 촉감이나 패턴, 컬러의 침구를 찾아서 바꿔보세요.

침구에서 시작된 변화의 물결은 대개 정리정돈과 '깔끔함 유지'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말끔하게 바뀐 침구가 매일 말을 걸거든요. 이젠 여긴 더 이상 예전의 방치된 공간이 아니야. 나는 너의 취향으로 이곳에 왔어, 라고요 (하하.)

의욕이 생긴 김에 침구에서 더 나아가 창문에 하늘하늘한 커튼도 걸어보세요. 패브릭 한 장이 만들어내는 포근함과 아늑한 느낌. 그건 내 손으로 직접 해보고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실감 나지 않거든요. 지금 당장 집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땐 바꾸기 어려운 것보다 쉬운 것부터, 그리고 면접을 많이 차지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침구나 커튼, 러그 같은 패브릭이 1순위 교체 대상이에요. 그것만 바꿔도 집 분위기가 달라지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은 의욕이 생깁니다.

테이블보가 더러워질까 봐 걱정이라고요? 그거야 세탁하면 되죠. 중요한 것은 작은 시도를 통해 작은 변화를 맛보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의 생화을, 하루하루를 얼마나 더 즐겁게 해주는지 깨닫는 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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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가진 최선의 모습.

그렇지만 청소를 아무리 해도 버릴 수 없었던 그 많은 기념품과 수건, 그리고 가구는 끝내 저를 알 수 없는 무력감으로 이끌곤 했음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취향이 없는 집.

그 집의 문제는 다름 아닌 취향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가족의 특성이 드러나지 않는 그 공간이 알 수 없는 무력감의 이유였던 거죠. 지금의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청소 외에 우리 가족에게 더 좋은 공간이 되기 위해 해야 했던 일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제대로 된 정리정돈이 필요했습니다. 취향을 찾아줄 '진짜 정리정돈'요. 그렇다면 진짜 정리정돈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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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란 무얼 남길지 고르는 일

내가 쓰기 좋은, 괜찮은 품질의 물건을 직접 골라서 사용하는 일에는 생각보다 커다란 힘이 존재합니다. 매일 바라보고 사용하는 물건은 매일 만나는 사람들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지금의 나에게는
'좋아하는 물건만 두기에도 부족한 나의 공간'이라는 말이
'사랑만 하고 살기에도 부족한 인생'이라는 말과 닮게 쓰인다.


일단 보이는 곳에 물건의 장소를 정하는 일부터 해보세요. 어떤 물건을 어디에 둘지는 각자 취향대로 하면 됩니다.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고 자신만의 참신한 장소를 정해보세요. 집이라는 공간에 국한되어 생각하지 말고 카페나 상업공간 등에서 물건을 두고 사용하는 방법을 눈여겨봤다가 집에 와서 적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한남동에 있는 한 소품 가게에서 얻은 거예요. 예쁜 필기구와 가위, 테이프 등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물건을 포장하거나 봉투에 넣거나 하는데, 그 모습 자체가 참 멋져 보이더라고요. 수납이 꼭 보이지 않는 곳에 넣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이렇게 '보이는 수납'도 가능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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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님 집은 어떻게 고쳤나요

월세가 높은 대신 공간이 넓어지니 공간을 활용해 무엇이라도 할 생각이었습니다. 셰어메이트를 받거나 방 하나를 누군가에게 작업공간으로 빌려줄 계획이었죠. 에어비엔비도 생각했고요. 적은 예산이지만 조금 더 창조적인 방법으로, 더 나은 공간에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내가 가진 돈과 언제 이사를 나가게 될지 모르는 상황을 두고 보았을 때 내가 원하는 컨셉에 맞는 공간이 중요할까, 아니면 이 집의 좋은 부분은 살리고 안 좋은 부분만 보완하는 것이 좋을까. 사람마다 고유한 매력과 각자의 멋짐이 있듯이 집도 지닌 잠재력이 모두 다른 것은 아닐까. 그걸 내가 알아봐주고 나라는 사람과 잘 어울리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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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는다는 것

인테리어를 계획할 때, 꼭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어요.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나의 하루는 어떤 모습인가 하는 거예요. 저는 공간을 의뢰 받으면 클라이언트에게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특히 그 공간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꼬치꼬치 캐물어요.

어떻게 꾸밀지보다 먼저 이 공간에서 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또는 생활하고 싶은지)를 고민해야 해요. 나 자신에게 꼬치꼬치 물어보는 거예요. 집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생활하는지, 주로 무얼 하는지,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는지, 작업하기에 최적화되기를 바라는지, 요리하는 걸 원하는지, 취미가 있는지, 반려동물이 있는지 등등 나의 하루를 생각해보고 그걸 집에 반영하는 거예요. 집에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생활과 취미, 그리고 가치관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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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는 물건일수록

사실 저희 집에는 장식용 소품이 그다지 없습니다. 그런데도 집에 오는 분들이 예쁜 소품이 많다고들 하는데요. 신중하게 고른 생활 용품 덕분이에요.

컵이나 가위, 칼, 초를 켤 때 쓰는 라이터 같은 것을 비롯해 칫솔과 치약, 수건 등 매일 쓰는 생활용품은 디자인이 깔끔하고 기능 면에서도 우수한 것들로. 자꾸 다시 손이 가는 물건으로 선택합니다. 욕실의 경우, 샴푸나 린스 등의 패키지는 되도록 비슷한 느낌으로 통일하고 그게 어려우면 흰색 컨테이너에 덜어서 사용해요.

좋은 디자인의 생활용품은 그것만으로도 장식 효과가 있어요. '보이는 수납'이 가능합니다.
주방에서 쓰는 양념통도, 분무기도, 쌀통도 내 마음에 들고 우리 집에 어울리는 것으로 하나씩 채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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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사용법

집을 예쁘게 '꾸민다'는 말에 처음부터 거부감을 느꼈던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요. 꾸민다는 말에서 느껴지는 '당장 보기에 예쁘게 세팅해놓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예쁨이 사라진 상태로 돌아갈 것 같은 상태', 그리고 '그 예쁨이 사라진 모습이 본연의 모습인 것 같은 위앙스'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청소 직후에 우리를 기쁘게 만드는 깔끔한 상태 혹은 멋진 세팅이 쉽게 엉망이 되고 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유는 '편안하지 않다'라는 느낌 때문이겠죠. 편안하지 않을 때는 편안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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