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까지 데려가고 싶을 정도로 절절한 마음이란 어떤 걸까?
세계의 끝 여자친구 (140416) 둥근 달무리나 똥 마려운 얼굴, 혹은 어느덧 지나가버린 한 시간을 통해 우리는 인생이란 불가사의한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비록 형편없는 기억력 탓에 중간중간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빠진 것처럼 보이긴 하겠지만, 어쨌든 인생은 서로 물고 물리는 톱니바퀴 장치와 같으니까. 모든 일에는 흔적이 남게 마련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최초의 톱니바퀴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러다가 6월을 다 잡아먹을 듯 기세가 등등하던 장마도 완전히 끝나고 뜨겁고 뜨겁고 뜨겁기만 한 여름 햇살이 작열할 무렵, 책을 빌리러 갔다가 나는 게시판에「세계의 끝 여자친구」란 시가 붙어 있는 걸 보게 됐다. 그 시에 따르면, 시인이 걸어가는 길의 끝에는 메타세..